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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남성 우울증 급증

生命사랑 2009. 2. 8. 09:35

잘 나가는 펀드 매니저로 억대 연봉에 외제차를 몰던 김모(43)씨는 작년 8월 회사에서 해고됐다. 평생 처음 닥친 '실패'에 당황한 김씨는 가족들만 보면 괜히 미안하고 죄책감까지 들었다. 사람 만나기도 두려워 혼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우울하다고 느낄 때가 점점 많아졌다. 식욕을 잃어 체중도 5㎏ 이상 줄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도 잘 못 이루었다. 부인이 병원에 가보자고 했으나 "내가 정신병자냐"며 짜증만 냈다. 얼마 전 어렵게 병원을 찾아 진단 받은 결과 '중증 우울장애(우울증)'로 나왔다. 김씨는 "우울증은 여성들이나 소심한 사람들에게나 나타나는 병으로만 알았다. 남자인 내가 우울증이라니…"라고 했다.

한국 남성들이 우울하다. 남성 우울증 환자가 여성들을 앞지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우울증은 여성 환자의 비율이 압도적이어서 대표적인 여성 질환의 하나로 알려져 있었다. 삼성서울병원의 우울증 환자 통계를 보면 지난 2007년까지 여성 환자의 비율은 75~80%였다.

하지만 이 병원의 작년과 올해 우울증 환자 중 남성 비율은 35~45%다. 일부 병원에서는 남성 환자의 비율이 60~70%에 이르러 환자의 성비가 역전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직, 구조조정, 불경기 등 사회·경제적 불안의 직격탄을 맞은 남성들이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 Getty Images 멀티비츠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전홍진 교수는 "요즘 우울증 환자 100명 중 30~40명은 경제 문제가 주요 원인이다. 이들의 70% 이상은 실직이나 주식·펀드 폭락을 경험한 40~50대 남성과 그 가족들"이라고 말했다. 영어단어 'depression'에는 '불경기'와 '우울증'이란 뜻이 함께 있다.

그렇다면 경제 위기가 닥치면 우울증이 증가할까? 우리나라에서는 경제 상황과 우울증은 상관관계가 있다. 보건복지가족부의 '2006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우울증 위험은 무직자가 직장인보다 2.7배 높다. 또 월 가구 소득수준 200만원 미만은 300만원 이상보다 2.3배 높았다.

실직이나 경제위기 등 사회적 요인은 의학적으로도 우울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의학교과서는 우울증의 원인을 크게 3가지로 나눈다. 첫째 생물학적(대뇌 속 신경전달물질 기능 이상) 요인, 둘째 사회적(사별·이별·실직·불황 등) 요인, 셋째 심리적(의존적, 열등감, 지나치게 양심적인 사람) 요인이다. 최근의 우울증 증가는 사회적 요인이란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남성들이 사회적 요인에 의해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 비슷한 발병 패턴을 보인다. 실직이나 사업 실패 초기엔 '우울하다. 혼자 있고 싶다'며 대개 혼자서 술을 마신다. 이 단계는 대부분 '우울증'이 아닌 단순히 '우울한 기분' 단계이다.

그러다 한달 이상 술에 의존하면 알코올 중독 초기 증상이 나타나며, 아울러 불면증이나 식욕 부진이 찾아온다. 매우 무기력하며, 만사가 귀찮고, 가족들에게 짜증을 내면서 사람 만나기를 거부한다. 이때부터 핸드폰도 끈다. '우울한 기분'에서 '우울증'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남궁기 교수는 "실직이나 사업 실패로 자신의 약해진 모습을 숨기면서 문제를 술, 담배로 해결하려다가 중독증에 빠진 뒤 우울증을 나타내는 것이 남성 우울증의 대표적인 양상"이라고 말했다.

전홍진 교수는 "남자는 '위기를 만나도 의연해야 한다'는 것도 일종의 짐이 될 수 있다. 힘들 때는 힘들다고 털어놓고, 우울증이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도움을 적극 구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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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강과바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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